트위터에서 추리 소설을 서치하다 어느 감명 깊은 트윗을 보고 존 딕슨 카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 때 추천 받은 책은 화형법정이었으나.. 도서관에 카의 소설이라고는 이것 뿐. 제목이 나름 흥미로워 선택했다. 나는 추리 소설 마니아이자 한명의 탐정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시리즈물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 기디언의 첫 인상은 매우 좋았다. 기디언이라니, 내가 정말 좋아하던 크리미널 마인드 시리즈의 초반 시리즈의 주축이 되었던 요원과 이름까지 같은 바람에 초반에는 정말 나의 인생 취향 추리 소설이 될 줄도 모른다는 생각에 들떠있었다.
배경 마저 정말 내 취향에 가까웠다. 어쩐지 음울한 분위기의 영국 마을. 아직 근대나 중세의 흔적이 남아있는 성과 저택에 방문한 이방인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부분이 매우 신선하면서도 익숙한 흥미로움이었다. 작가가 묘사를 상당히 상세하게 해서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가 확실해지는 점도 좋았다. 그야말로 무대를 꾸며낸 것만으로 나를 압도한 소설이었다. 그런 설렘을 안고 읽기 시작한 소설인만큼 끝마무리가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인에 대한 실마리를 읽는 독자에게 하나도 흘리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고, 기디언이 초반에 보여준 괴팍하면서도 총명한 이미지 탓에 마치 셜록 홈즈를 떠올리게 만드는 기상천외한 행동이나 신박한 추리를 기대했으나 그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뒤로 갈수록 초반의 분위기는 점차 흐려졌고 아쉬움이 남았다.
나에게 완벽한 소설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가 뮤지컬을 볼 때 극의 내용은 사랑할 수 없지만 배우나 노래, 무대의 어느 부분에서 울림을 느낄 때가 있는 것처럼 이 소설의 묘사력과 분위기만큼은 매우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존 딕슨 카의 기디언 펠 탐정 시리즈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계관 ★ ★ ★ ★ ★
추리의 기승전결 ★ ★
캐릭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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